저는 오징어 게임을 시청하며 물론 액션, 스토리 등 표면적인 요소들도 흥미롭지만 과연 해당 시리즈가 시사하는 바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오징어게임은 어떤 함의를 품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생각하는 오징어게임의 시사점은 '자본주의의 야수성'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자본주의의 야수성과 현대사회에서의 야수성의 필연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시장경제 체재에서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은 오직 수요와 가격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 과정에서 공급자인 회사는 제품의 효용을 최대화함과 동시에 비용을 절감하여 최대한 넓은 시장에 유통하는 것이 우선과제일 것입니다. 이에 따라 회사들은 상업활동의 확장을 위해 양질적 경쟁을 합니다. 경쟁을 통해서야만 비로소 소비자들에게 최소 비용으로 최고 효용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기업 간의 경쟁이지만 미시적 관점에서는 개인 간의 경쟁도 필연적입니다. 개인들이 좋은 교육과 일자리를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더 나은 인적 자본으로 거듭나기 위해일 것입니다. 경쟁을 통해 본인의 스펙을 쌓고 남들과 차별화를 한다면 더 좋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은 이러한 자유시장경제에서는 필연적인 경쟁의 대가에 대한 의문점을 제시합니다. '경쟁이라는 것의 뜻은 승자가 있고 패자가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승자보다 패자의 몫을 모조리 가져가고 패자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을 때는 어떤 대안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경쟁에서 패배한 인간들은 인간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일까? 그럼 인간이 가지는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더 깊은 질문들로 이어집니다.
오징어 게임은 현대 사회에서 이슈를 낳고 있는 자본주의의 야수성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야수 자본주의란 시장경제의 경쟁에서 오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인간에게서 인간성을 빼앗고 결국 잡아먹을 수도 있다는 경제적 개념입니다. 즉, 경쟁에서 패배한 사람들은 죽음으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죠. 오징어 게임은 이러한 야수 자본주의의 특성을 게임에 녹여 탈락자는 바로 죽음으로 처분하는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즉, 경제적 효용이 없는, 부과가치를 창출할 수 없는 인간은 가치가 없기 때문에 죽는 것이 마땅하다는 철학인 것이죠. 이 때문에 오징어 게임 2에서도 탈락한 참가자들에 대한 인간성의 고려를 배제한 채 '쓰레기', '처분'과 같은 보편적으로 인간을 대상으로 사용하면 안 되는 단어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자유주의를 택하여 자본주의라는 야수를 자유롭게 풀어둔 한국의 상황과 또 경쟁하면 유명한 한국 사회를 두고 한국적 경쟁에서 오는 사회적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징어게임이 시사한 야수 자본주의에서 인간의 가치는 한 개인이 제공하는 경제적 효용 또는 부가가치로 표현됩니다. 하지만 주인공인 이정재는 이러한 게임의 철학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다시 게임에 참여하게 됩니다. 경제력은 인간의 가치를 총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믿음을 가지고 말이죠.
여러분은 오징어게임의 야수자본주와 인간의 가치에 대한 질문의 묘사, 비판, 그리고 성기훈의 생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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