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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

진실된 나를 찾는다는 건 뭘까?

by 알마애플님 2024.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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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졸업할 때까지도 진정한 나 자신을 찾지 못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대학이라는 목표를 잡고 정말 치열하게 살았지만 대학교 입학과 동시에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공허감이 몰려왔다. 입시는 성공적으로 끝났기 때문에 결과에는 매우 만족했지만 그뿐이었다. 공허감을 채울 수 없던 나는 다른 것들로 내 텅 빈 가슴을 채워 넣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놀기, 술, 게임, 여행. 하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새로운 경험을 한다기보다는 내가 고등학교 때 거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전념한 입시공부의 결과가 내가 감당하지 못하는 공허감을 선물했다는 것으로부터 도망치고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대학이라는 사회적 목표에 철저히 내 시간을 투자함으로써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이성친구, 좋아했던 취미 등을 배반한 느낌도 든다. 분명히 기억하는 것은 대학교 1학년때부터 또 맹목적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졸업 이후의 삶으로 흘러들어 갈까 봐 나는 두려웠다. 맹목적으로 사회에서 좋다고 하는 것들을 쫒고 만약 실패하면, 또 성공해도 나 자신을 잃으면서까지 다음 스텝을 밟기 싫었다. 맹목적으로 주입된 목표를 쫒고 실패한다면 그건 누구 탓을 해야 될까. 또 성공해도 더 문제이다. 성공했다면 탓할 사람도 환경도 없이 그저 앞으로의 내 삶에 대해 거짓말을 하면서, 또 모든 게 괜찮다는 듯 살아가야 하는 것. 그것이 나는 두려웠다. 
 
1학년때부터 그러한 걱정이 있었다. 그래서 공모전, 학생회, 동아리, 인턴 등을 경험해 보며 내가 누구인지, 내가 뭘 싫어하고 좋아하는지, 강점과 약점 등을 파악해 보려고 노력했다. 결정적으로 나는 내 꿈을 찾아보려 노력했다. 내가 항상 살면서 어떤 행위를 하는데에 있어서 '왜?'라는 질문에 답변을 할 수 있었으면 모든 것이 잘 풀렸다. 어려움이 닥쳐도 왜 해야 하는지 스스로 납득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왜?'에 대한 답변을 쉽게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주변 친구들도 동일한 목표와 이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의 과제가 누가 더 공부를 잘하고 오래 하나였다면 대학교는 응용문제를 받은 기분이었다. 문제는 '누가 더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하고 좋아하는 것을 빨리 찾을 수 있는가?'와 같이 변형되어 출제된 응용문제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문제의 응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나는 고등학교 때처럼 막연히 열심히, 내 앞에 주어진 것에 '왜?'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또 나 자신에게 이걸 왜 하고 있는지 자문하지 못한 채 대학생활을 보냈다. 많은 경험을 하고 1학년 때에 비해 현재에는 정말 많이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도 남은 인생을 어느 방향으로 전개해야 할지는 정말 모르겠다. 솔직히 나는 대학교가 6학년까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조금만 시간이 더 주어졌다면 나를 더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어리석은 생각도 해본다. 
 
학생 신분으로 남은 시간은 6개월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이 남았지만 이 시간에는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고 분석하고 또 사유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4학년이 돼서 깨달은 점은 물론 학문, 교우관계, 대외활동, 스펙 등은 중요하고 시간 투자를 많이 하면 좋지만 정작 내가 탐구하고 관심을 가졌어야 했다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는 것이다. 사회에서 아무리 의미 있고 멋있다고 하는 것도 정작 내게 의미를 주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이다. 남은 6개월 동안이라도 나는 나를 찾고 싶다. 대학생활 내내 미뤘던 이유는 정작 나는 그동안 내가 뭘 원하는지 진지하게 자문하는 시간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를 찾아 떠나는 내면의 여행을 시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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